[시리즈 2 BaaS 활용하기] 프론트엔드 개발자를 위한 BaaS

December 19, 2025
[시리즈 2 BaaS 활용하기] 프론트엔드 개발자를 위한 BaaS

프론트엔드 개발을 하다 보면 이런 답답함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화면은 다 그렸는데, 정작 돌아가는 기능은 하나도 없네?” 같은 상황이죠.

로그인, 데이터 저장, 이미지 업로드, 알림 발송까지… 사용자가 당연하게 기대하는 기능의 대부분은 사실 백엔드 영역에 맞닿아 있습니다. 그래서 프론트엔드 개발자는 종종 선택의 기로에 섭니다.

  • 백엔드 팀의 API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며 UI만 ‘예쁘게’ 다듬고 있을 것인가?
  • 아니면, 실제로 동작하는 제품을 내가 먼저 만들어서 팀의 속도를 끌어올릴 것인가?

BaaS(Backend as a Service)는 이 두 번째 선택지를 현실로 만들어 줍니다. “백엔드 없이 앱을 만든다”는 말이 단순한 과장이 아니라,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직접 로그인부터 실시간 기능까지 연결해 실제로 돌아가는 제품을 완성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오해는 금물입니다. BaaS는 백엔드를 아예 없애버리는 마법이 아니에요. 백엔드가 맡던 역할 중 공통적인 부분을 서비스 형태로 빌려 쓰고, 우리 서비스에 특화된 로직만 “얇게” 직접 구현하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결과적으로 프론트엔드는 더 이상 API 명세서만 기다리는 ‘소비자’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사용자 시나리오를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제품 완성의 주체가 되죠. 이번 글에서는 프론트엔드 관점에서 BaaS가 왜 강력한지, 실제 협업 문화는 어떻게 달라지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프론트엔드에게 BaaS는 ‘대체재’가 아닌 ‘지름길’

BaaS의 핵심은 명확합니다. 제품이 ‘동작’하기 위해 꼭 필요한 백엔드 레이어를 서비스 형태로 즉시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 인증(Auth): 이메일/소셜 로그인, 세션 관리, 권한 설정
  • DB/스토리지: 데이터 CRUD, 이미지 및 파일 업로드
  • 서버리스 함수: 부족한 로직은 직접 작성한 코드로 보완 (별도의 서버를 띄우는 대신, 필요한 로직만 함수 단위로 작성하여 실행)
  • 부가 기능: 실시간 채팅, 푸시 알림, 분석 도구 등

중요한 포인트는 이겁니다. BaaS를 쓰면 프론트엔드는 백엔드를 ‘안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만큼만 효율적으로 만드는’ 쪽으로 관점이 바뀝니다.

“독립적으로 앱을 만든다”는 말의 진짜 의미

개발 흐름이 이렇게 바뀝니다

  1. 화면(UI) 구현
  2. Auth(인증) 연결
  3. DB 스키마 설계(테이블 또는 컬렉션)
  4. 데이터 연동(CRUD)
  5. 보안 규칙(Row-Level Security) 설정
  6. 파일 업로드 및 부가 기능 붙이기
  7. 복잡한 로직만 서버리스 함수로 보완

이 과정에서 별도의 API 서버 구축을 기다리지 않아도 됩니다. SDK나 REST API로 데이터와 인증을 직접 연결하면, “동작하는 MVP”를 프론트엔드 개발자 혼자서도 충분히 해낼 수 있습니다.

무엇이 달라질까요?

  • 대기 시간이 사라집니다: “백엔드 API 나오면 붙일게요”라는 말이 “지금 바로 붙여서 보여드릴게요”로 바뀝니다.
  • 검증이 빨라집니다: 기획과 디자인이 실제 데이터 흐름에서 잘 작동하는지 즉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책임의 폭이 넓어집니다: 단순히 화면을 그리는 것을 넘어, 사용자 경험 전체를 설계하고 구현하게 됩니다.

생산성이 눈에 띄게 높아지는 지점들

1. 인증: “로그인 구현”이 아닌 “사용자 기반 확보”

로그인, 회원가입, 비밀번호 재설정 같은 기능은 필수적이지만 구현하기 꽤나 번거롭습니다. BaaS를 쓰면 이런 인증 과정이 개발 초반의 가벼운 설정 정도로 흡수됩니다. 이후의 모든 기능은 이미 확보된 사용자 정보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2. 데이터: API 소비가 아닌 “데이터 모델링”

전통적인 방식에서는 API 명세서에 맞춰 데이터를 뿌려주기 바빴습니다. 하지만 BaaS 환경에서는 프론트엔드가 먼저 고민하게 됩니다. “이 화면에 어떤 데이터가 필요하지?”, “사용자별 권한은 어떻게 나뉘지?” 같은 질문들이죠. 개발자가 데이터 모델의 설계자로 거듭나는 순간입니다.

3. 실시간성과 확장성: “나중에”가 아닌 “처음부터”

실시간 채팅, 파일 업로드, 알림 트리거 같은 기능은 구현 난이도 때문에 보통 후순위로 밀리곤 합니다. 하지만 BaaS에서는 이런 기능들이 기본으로 제공되거나 구현이 매우 쉽기 때문에, 서비스 초기 단계부터 높은 완성도를 갖출 수 있습니다.

협업 문화의 변화: ‘폭포수 모델’에서 ‘공동 설계’로

BaaS 도입의 진정한 가치는 속도보다 협업 구조의 변화에 있습니다.

  • 기존 방식: 기획 → API 설계 → 백엔드 구현 → 프론트엔드 연결 (병목 발생)
  • BaaS 도입 후: 프론트가 MVP를 빠르게 만들어 사용 흐름을 먼저 증명합니다.

이후 백엔드 개발자의 역할은 모든 API를 만드는 일에서, 전체적인 권한/보안 가이드라인 수립, 성능 최적화, 복잡한 비즈니스 로직 설계 같은 고부가가치 작업으로 이동합니다. 팀 전체가 ‘API 단위’가 아니라 ‘사용자 시나리오 단위’로 소통하게 되는 것이죠.

주의할 점: 안전하게 빨라지기 위한 3가지 원칙

BaaS는 강력한 만큼, 잘못 쓰면 보안이나 구조적 허점이 생기기 쉽습니다. 프론트엔드 주도로 도입할 때 다음 세 가지는 꼭 기억하세요.

  1. 권한 정책(Security Rules)은 필수 기능입니다: “로그인했으니 다 봐도 되겠지”라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데이터 단위로 “누가 읽고 쓸 수 있는지”를 초기에 명확히 정의해야 합니다.
  2. 데이터 구조가 화면에 종속되지 않게 하세요: 당장 화면에 보일 데이터만 챙기다 보면 DB 구조가 꼬이기 쉽습니다. 최소한의 정규화와 구조화는 고민해야 나중에 고생하지 않습니다.
  3. 서버리스 함수는 ‘전략적’으로 쓰세요: 모든 걸 BaaS 기본 기능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결제나 민감한 로직, 외부 연동처럼 보안이 중요한 지점에서는 과감하게 서버리스 함수로 로직을 분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추천하는 실전 도입 순서

팀에 BaaS를 안착시키고 싶다면 무작정 큰 프로젝트에 적용하기보다 단계를 밟는 것이 좋습니다.

  1. 내부용 대시보드나 이벤트 페이지 같은 작은 기능부터 시작해 보세요.
  2. 인증과 사용자 모델을 먼저 연동해 봅니다.
  3. 권한 정책(Rules)을 확실히 잡고 CRUD를 완성합니다.
  4. 작동하는 결과물로 팀원들을 설득하고, 점진적으로 범위를 넓혀가세요.

마치며: 프론트엔드의 역할이 바뀌면, 제품의 속도가 바뀐다

정리하자면, BaaS는 백엔드를 없애는 도구가 아니라 제품을 빠르게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엔진입니다. 프론트엔드가 화면 구현을 넘어 사용자 시나리오 전체를 주도할 때, 팀은 비로소 API를 기다리는 구조에서 벗어나 프로토타입으로 빠르게 검증하는 구조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물론 BaaS만으로 모든 비즈니스 로직을 완벽히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결제나 복잡한 정산, 외부 시스템 연동 같은 특수한 영역에서는 결국 확장 포인트가 필요하죠.

다음 글에서는 그 확장 포인트로서 서버리스와 BaaS를 함께 활용하는 전략을 다뤄보겠습니다. 기본 뼈대는 BaaS로 빠르게 세우고, 그 위에 서버리스로 유연하게 날개를 다는 방법이 궁금하시다면 다음 편을 기대해 주세요.